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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 life, LPN

캐나다LPN이야기 - 컬인식 (call in sick)과 관련된 에피소드

by 쵸코박스 2023.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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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LPN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 간호사를 할 때와 다른 문화차이를 종종 겪고는 한다. 
그중 가장 적응 안 되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문화 중 하나가 Call in sick인데,
짧게 말하면, 몸이 아파서 일을 하러 나올 수 없을 때 직장에 전화를 해서 알리고 하루 쉬는 것이다. 
나는 1년간 일하면서 딱 두번 컬인식을 했었다. 오늘은 캐나다 직장인으로서 컬인식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를 나누어 보겠다.

sick call

캐나다 LPN 되는 법, 과정, 비용 1편 바로가기

 
 

컬인식 문화?

컬인식 (call in sick) 또는 sick call이라고 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해서, 몸이 안 좋거나 아플 때 직장에 전화해서 오늘 하루 쉬겠다고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프니까 쉬는 게 당연한 거긴 한데,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아프다고 당일날 전화해서 못 나간다며 전화를 해본 적도, 그런 전화를 받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너무 생소했다. 물론 갑자기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입원을 해야 한다던지의 이유로 병가를 내는 동료들을 보긴 했어도 갑자기 전날 혹은 당일 아프다며 못 나오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른 직장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병원은 3교대로 돌아가고 한 달 스케줄이 나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스케줄대로 흘러가게 되었었다. 한국에서 6년간을 일하면서, 몇 번의 지각이나, 중간에 아픈 일이 있어서 반차를 쓰고 가는 동료를 본 적은 있으나, 이미 근무표가 나왔는데 갑자기 아프다면 내일 못 나오겠다고 전화한 사람은 나를 포함해 아무도 없었다.

한국인 LPN 으로서 바라보는 sick call

나는 캐나다에서 LPN으로 일하면서 두 번인가 콜인식을 한 적이 있는데, 한번은 COVID 양성이 나와서 가고 싶어도 갈 수다 없었고, 다른 한 번은 매번 스텝이 short 한 상태로 일하고, 초과근무를 수도 없이 반복하며 지칠 대로 지친 상태로 그 직장을 그만두기로 작정한 다음날 식 콜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는 새로운 직장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아무리 나가기 싫은 날도 내가 일하기로 되어 있는 날은 무조건 일하러 간다. 그러나 어디에서 일하던 많은 사람들이 식 콜을 수시로 한다. 나는 근무를 주로 이브닝, 나이트를 하고 있어서 그러한 전화들을 다 받게 되는데 다들 별의별 이유들로 못 나오겠다고 한다. ' 허리가 좀 아프네', '감기가 오는 것 같아', '패밀리닥터랑 약속이 있어', ' 우리 애 봐줄 사람이 없어'. ' 갑자기 차가 고장 났어.' 이중 진짜 진짜 아픈 사람은 반도 안 된다고 본다. 가끔 보면 본인이 휴가 쓴 날짜 앞뒤로 콜인식을 하지 않나. 내일 주말이라 일하기 싫어서, 가족들이랑 갑자기 어디 가야 해서, 어제 일하면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등등의 이유로 콜인식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나는 이런 전화를 하도 받다 보니 대충 목소리를 들으면 이 사람이 진짜로 아픈지 아는지 대충 감이 오곤 하더라. 어찌 됐든 콜인식을 하는 것도 우리의 권리이니 필요할 때 정당히 이용해야겠지만, 문제는 그 한 사람이 못나 오명 당장 대신 나와서 일할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 그게 쉽지 않다. 특히 당장 근무가 밤 11시부터 인데 밤 10시에 전화해서 못 나온다고 하면 도대체 무슨 수로 일할 사람을 구하라는 건지.. 당연히 이브닝 근무자가 나이트까지 하게 되는 건 불 보듯 뻔하지 않은가. 또 다른 경우에는 일할 사람을 찾기 위해 전화를 돌리고 돌려도 않돼서 결국 agency에서 더 많은 돈을 주고 사람을 불러다 쓰거나 그도 안 되면 결국 다른 스태프들이 task를 split 해서 일을 해야 하니 업무로드가 높아지게 되고 케어의 질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이다. 특히 휴가가 많은 여름철, 크리스마스시즌에는 가뜩이나 short 하고, 레귤러 스텝이 없어서 힘든데 콜인식을 더 많이 한다. 그런데 보면 너무 짜증 나는 게 매번 하는 사람들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하는 Sick call

 사실 컬인식을 하는 전화를 받는 입장이다 보니 짜증은 나지만, 본인이 정당히 써야 하는 걸 쓰는 거니까 뭐라고 할 수는 없다. 보통 전화를 받으면  " 나 누구누구인데, 오늘 밤에 일하기로 되어 있는데 오늘 일 못 갈 것 같아." 그러면 나는 다시 그 사람 이름을 재확인, 스펠링까지 확인하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스케쥴링 되어있었는지, 오늘 날짜까지 다시 확인해서 다시 묻는다. 이후  컬인식 이유를 묻고 식콜 form에 전화받은 시간, 전화한 사람 이름, 그리고 전화받은 나의 이름, 컬인식 사유를 적고, 전화를 끊은 후에는 senority에 따라서 커버를 할 수 있는 모든 직원에게 전화를 돌린다. 이러한 번거로운 절차까 짜증 나긴 하지만, contract agreement에 따르면 물론 각 회사 유니온마다 다르겠지만, 식콜을 일 년에 3개부터 12개까지 각 employee 이게 허용하니 그 해 안에 써야 하긴 써야 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한 회사는 풀타임 파트타임할 것 없이 무조건 일 년에 3개만 허용하고, 다른 회사는 풀타임은 일 년에 12개, 파트타임은 8개까지 허용한다. 즉, 내가 오늘 아파서 컬인식을 했지만, 일 년에 쓸 수 있는 식콜 개수가 남아있다면 나는 8시간 일한 돈을 받는다. 혹 다 안 쓰고 넘어가면 돈으로 주는 곳도 있고, 아니면 식콜뱅크에 쌓이는 곳도 있다는데, 이 부분은 아직 잘 모르겠다.

인사평가에 미치는 영향

당연히 메니지먼트 쪽에서 식 콜을 자주하는 사람을 좋지 않게 본다. 정말 정당한 이유가 있었고, 닥터 노트를 받아와서 제출한 상황이 아니라면 너무 잦은 식 콜을 하면 그 사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게 된다. 매니지먼트뿐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저 사람은 매일 식 콜 하는 사람'이라며 수근대고, 같이 스케줄 잡혔었을 때 그 사람이 또 식 콜 할지 모른다며 미리 걱정을 한다. 왜냐하면, 식 콜을 하게 되면 보통 당일 몇 시간 전에 하게 되지, 며칠 전부터 '응 나는 며칠뒤에 아플 예정이라 지금 식 콜해'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당일날 갑자기 식콜한 사람의 커버리지를 찾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결국 1.5배의 시급을 더 쳐주는 오버타임까지 승인돼서 오버타임  approve 되었으니까 너 나와서 일할래? 하고 물어도 특히 주말 같은 때는 아무도 픽업을 하지 않다 보니, 나머지 스태프들이 short 하게 일하게 되고 업무 로드가 늘게 된다. 그럼에도 식 콜을 많이 했다고 잘리거나 하는 일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No show가 두 번 이상이었던 staff이 그 달 스케줄 전부를 취소당하는 것을 본 적은 있지만, 엄청나게 잘못하지 않는 한 해고 하거나 하진 않는다.
 
지금까지 캐나다 엘피엔으로 일하면서 겪은 call in sick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봤다. 일할 때마다 거의 매번 전화를 받다 보니, 이제 그려려니 하지만, 막상 나는 컬인식하기가 굉장히 미안하고,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아직은 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이런 제도가 있어서 내가 아플 때 누구 눈치 보지 않고 당당히 쉬고, 돈도 받을 수 있다는 건 좋은 것 같다. 다만 이 좋은 권리를 오늘 일하기 싫다, 놀러 가야 한다등의 이유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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